임소담 l 응달
서문. 전민경
더 그레잇 컬렉션은 금년 마지막 전시로 임소담의 개인전 < 응달 >을 선보입니다. 회화, 드로잉, 세라믹에 따른 매체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공간에 대한 탁월한 감각을 기반으로 순수 조형을 탐구해온 작가 임소담은 < 응달 >전을 통해 신작 세라믹 조각 20여 점을 소개합니다.
< 응달 >은 작가의 집에 대한 기억과 그 주변부의 도상이 드러내는 시 지각적 내러티브를 주요하게 다루었습니다. 실제로 80년대 여관을 운영하던 관리 공간이자 옛 주거공간이었던 양옥의 공간적 인상에서 시작한 출품 작업들은 단순히 집의 외형이나 향수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감각이 상기하는 상상적, 조형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때로는 과거에 대한 생각이 형태를 만들고, 때로는 형태가 새로운 생각을 데려오기도 했다. 나는 안과 밖이 만나는 그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현재가 연속되는 것을 보고 있다.” _ 임소담
이번 전시의 참여작품들은 ‘그려진 조각’이자 ‘부피가 있는 그림’으로 입체의 운동적 환영을 통해 작품의 형상에 내재된 내면적인 리듬과 성찰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전시장 곳곳에 비일상적인 공간을 투사하는 조각들은 그 기시감과 동시에 공감각적인 인상을 변모시키며 각기 다른 기억에 대한 환기로서 경험을 독려합니다.
이번 임소담 개인전 < 응달 >은 조각의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지각의 메타포로서 인지와 본능, 나아가 그에 따른 깨달음이 마치 응달 속에 드러나는 일련의 존재들로서 각인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임소담은 주변의 익숙함을 낮 선 인상으로 해석하며, 구상을 기반으로 추상적 접근을 도모해왔습니다. 주요 개인전으로 2011년 상상마당을 시작으로, 2015년 갤러리 스케이프, 2016년 < 새, 장 > 온그라운드2, 2018년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다방 및 40여 회의 그룹 전 이력이 있으며, 캐나다 밴프 아티스트 레지던시 및 금호창작스튜디오 8기 입주작가로 참여, 이외 경기도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의 작품 소장 이력이 있습니다.
더 그레잇 컬렉션은 ‘위대한 수집’이라는 의미로 컬렉션 곧, 사적인 수집을 위한 접근이 전시를 경험하고 읽는 방식에 어떠한 관점을 미치는지 타진해보는 기획전시 시리즈입니다.
더 그레잇 컬렉션은 옛 신사장 여관이 있던 곳에 위치한 오래된 양옥 이층집 거실을 전시공간으로 사용하며 향후 공간적인 서사가 가능한 유휴공간들을 탐색해나가며 다양한 창작가들이 교류하고, 소통을 도모하며, 협업을 모색하는 사랑방이자 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합니다.
제공_더 그레잇 컬렉션
촬영_고정균
응달
In the shade
나는 주택을 개조한 이 전시공간을 방문했을 때 20년간 살다가 떠나온 나의 집을 떠올렸고 그 기억을 바탕으로 전시를 준비했다. 오래된 공간의 상실을 통해 나는 그동안 공간과 시간 속에 다양한 기억들을 켜켜이 쌓아 두었다는 사실을 보게 되었다. 마치 햇빛에 눈이 부셔서 보이지 않았던 장면들이 응달 속으로 들어가자 그 존재를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드러내는 것 같았다. 집 주변을 오가는 작은 짐승들, 무성하게 자라는 잡초, 벽지의 엠보싱과 수천 번을 만졌을 낡은 스위치의 표면, 바닥의 습기 같은 것들이 짙게 몸에 배어 있었고 금방이라도 형태를 갖출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들은 배경지처럼 당연하게 나의 삶을 소리 없이 지탱하고 있던 감촉들이다. 존재가 부재로 바뀌었을 때에 역설적으로 존재감이 커지는 비시각적 기억들이 우리의 몸에 거주하고 있다.
사라진 것을 이야기할 때 사람의 시선은 자신의 등을 보려는 듯이 뒤를 향하게 된다. 그러나 제법 오랜 시간 동안 눈 앞에 없는 것을 작업 소재로 다뤄온 나는 이제 어떻게 하면 뒤를 바라보지 않고, 또 너무 먼 곳을 바라보지도 않으면서 나 자신의 몸에 온전히 거주 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그 실천은 세라믹 드로잉 조각을 통해 손에 잡히는 물질을 다룸으로써 형태를 빚어내고 나 자신의 몸을 자각하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흙의 적합한 작업 타이밍, 데이터를 통해 결과를 예측하고 상상하며 칠하는 유약들, 고체가 아닌 것을 고체로 표현하는 방식, 반복 행위로부터 비롯되는 안정감과 동시에 그에 대한 경계심을 재료로 삼아 부피가 있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때로는 과거에 대한 생각이 형태를 만들고 때로는 형태가 새로운 생각을 데려오기도 했다. 안과 밖이 만나는 그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현재가 연속되는 것을 보고있다.
2020 임소담
Lim sodamᅵ In The Shade
The Great Collection is delighted to introduce Lim sodam’s solo exhibition In The Shade as the final exhibition of this year. Lim has been pursuing plastic arts with skills to handle various mediums and a good spatial sense. This exhibition will feature a hybrid ceramic series to show her raw, anthropomorphic sculptures inspired from home.
In The Shade presents a visual and perceptual narrative of her memoir of home, especially what surrounded the concept of home in our mind. The work’s first exhibition space was a Western-style house that used to be an old residential space as well as a maintenance space for an inn back in the 80s. Lim’s work takes inspiration from the space not only the figure of the house or the
nostalgia of home but also the visual and imaginative aspects rising from our senses.
“Sometimes the thoughts from the past created form, and other times the form brought a thought. I observe the continuity of reality at the invisible space between inside and outside._Lim sodam
Participated works could be regarded as drawn sculptures as well as paintings with volume, where the sculptures present an illusion that exposes their internal rhythm and introspection. These ceramic sculptures project very unusual spaces at various places in the exhibition room, transforming the whole space’s impression and calling attention to our own experience of home. As a metaphor of a perception that connects the inside and outside of sculpture, In The Shade hopes to represent cognition, instinct, and the resulting realization as a series of beings revealed in the shade.
Lim sodam has been interacting between materials essentially forming shape between painting and sculpture. Lim participated in solo exhibitions Rainforest (Sangsangmadang, 2011), Eclipse (Gallery Skape, 2015), The Bird and the Cage (Onground 2, 2016), and Shape of Memories (Project Space SARUBIA, 2018), as well as in forty group exhibitions. She selected artist for Canada Banff and Kuemho artist in residency program. Her works were collected by the Gyeonggi Museum of Modern Art and MMCA.
The Great Collection is a private collection that could be for anyone who seriously adores art. TGC has launched an exhibition series that attempts to present for an individual audience in a private way. Currently staying in an old inn house to present undiscovered and emerging artist works, TGC continues to discover anonymous spaces to create space narratives as art in action. TGC hopes to plant an authentic art community to share, collaborate, and add value to life in this contemporary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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